산 이야기/지리산 산행

지리산 그 아름다운 설경속으로 49.4km(화엄사-대원사)

장꼬방/강성덕 2008. 2. 19. 12:58

 

지리산 아름다운 설경속의 추억 49.4km

 

 

산행날짜: 2008년 02월16일~17일(1박2일)

 

산행자: 나 홀로 산행

 

산행경로: 화엄사-노고단-임걸령-노루재-화개재-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써리봉-치밭목

-유평리-대원사-매표소

 

산행거리: 화엄사-7km-노고단산장-25.5km-천왕봉-7.1km-치밭목-7.8km-대원사-2km-매표소

 

49.4km

 

 

지리산 화엄사-대원사 종주 지형도

 

지리산 전체 등산지도

 

 2008년 02월16일 토요일 새벽03시20분 화엄사

 

프롤로그

지리산은 우리나라에서 워낙 유명한 산이고 그리고 많은분들이 다녀왔기에 상세한 산행기 보다는

간단 간단하게 설명하는 산행기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지겹더라도 끝까지 봐주는 센스 잊지

마시고 좋은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

 

 

천안에서 22시55분 여수행 기차를 타고 구례구로 향했다.   기차 창밖은 어둠으로 묻혀 있어 보이는건 희미한

불빛만 아른거린다.   이내 희미한 불빛처럼 내 눈빛도 희미하게 풀려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중간 중간 객차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 때문에 몇번을 눈을 뜨긴 했지만 몸이 피곤한지 계속 잠들었다.

그렇게 잠든지 시간이 얼마쯤 흘러을까~! 느낌이 이상해 눈을 떠니 헉~"구례구역" 팻말이 보인다.   나도

모르게 배낭을 챙겨 기차문이 닫힐세라 얼른뛰어 나갔다.   배낭을 내려 놓고 잊어버린것이 없나 살펴봤다.

다행이 잊어버린것 없이 다 챙겨 내려온것 같다.   역앞으로 가니 택시 기사 아저씨들이 호객행위를한다.

혹시 화엄사 쪽으로 가는사람 있나 봤더니 없다.  

 

택시기사 아저씨가 화엄사 가는사람 없으니 5천원 �아 줄테니 여기 성상재 손님하고 같이 합승해라고 한다.

난 성삼재 가는손님이랑 같이합승해서 1만원에 화엄사까지 가고 성삼재 가는사람은 3만원인데 1만원 �아

2만원에 성삼재로 ...택시는 출발해서 신호눈치 보고 무시, 달리다가 속도카메라 중앙선 넘어 무시 암튼 엄청

빨리 달린다.   그 덕인지 모르지만 잠깐 이야기 하는 사이에 화엄사에 도착했다.   난 먼저 내려 성삼재 가는

사람한테 산행 잘 하라고 인사하고 산행준비를 했다.   그런데 화엄사 절 입구에 경찰차가 경광등을 켜놓고

나를 응시하면서 지켜보고 있는것이 아닌가~!  난 별신경 쓰지 않고 절 입구와 이정표를 카메라에 담고 출발

할려고 하는데 경찰이 서치라이터로 내가 가는 길에 비쳐준다.  

 

정말 고마운 경찰 그런데 왜 절 입구를  지키고 있을까?  가만 생각해보니 숭례문 화재사건때문에 각지방

고 목조 사찰 범죄방지 차원에서 지키것 같아 보였다.   뒤 늦게 저러면 뭐하남 이미 타고 없는데 그래도

남아 있는 건물이라도 제대로 지켜가지고 오래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화엄사 절 입구

 

이정표

 

노고단으로 가는 등산로는 다리를 건너자 마자 좌측으로 가면된다.   난 초행길이라 멋도 모르고 다리를 건너

계속 진행할뻔했다.   주간때는 모르겠으나 야간때는 이정표가 잘 보이질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날치수가

있어 이렇게 화살표를 만들어 나 같은 초보 산꾼님들에게 헛다리 팔지 않게 이렇게 진행 방향을 그려본다.

 

이정표

 

다리를 건너나 마자 있는 이정표 여기서 화엄사 자연관찰로 라고 적힌쪽으로 진행하면 된다. 

(그런데 내가 왜 이걸 못보고 연기암쪽으로 갔을까~!)

 

자연관찰로를 따라 계속진행하면 양쪽으로 울창한 대나무가 길 옆으로 길게 쭉쭉뻗어있고

대나무 위로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 심하게 흔들린다.   밤인데다 계곡길로 산행을 하니 눈에

보이는건 오직 내 머리위에서 비춰주는 불빛밖엔 없다.   얼마쯤 걸었을까 이정표와 위치표시기에

적혀 있는 숫자들이 하나식 올라가는것을 보니 이제 노고단이 멀지 않았음을 알았다.

 

화엄사에서 코재까지 오르는길은 처음에는 완만하다가 코재 가까이 와서 가파른 상세를 탄다. 

그리고 중간 중간 길에 얼음이 얼어 있어 주의 하면서 걸어야겠다.   고개를 들어보니 능선위에

붉은 등이반짝이는것을 보고 몇분을 더 걸어 오르니 넓은 도로가 보인다.  임도 좌측으로 보니

이정표만 외로이 있고 사람들은 한 사람도 보이질 않는다.

 

코재에 있는 이정표

 

임도를 따라 노고단 대피소로 향했다.  그런데 바람이 세차게 분다.   예전에 지리산에 왔을때

이렇게 바람이 분적이 없었는데 오늘 심하게 부는것 같다.   노고단에 도착해서 추위를 잠시

피할겸 대피소 안으로 들어 갔다.  새벽 산행을 하기위해 자리가 빈 침상으로 가서 코재까지

 

올라온다고 고생한 피곤한 다리를 앞으로 뻗고 잠시 누웠다.  그런데 잠시 누워 피곤을

푼다는게 1시간을 자고 말았다.  윽~이런 잠티 이러다가 오늘 산행 망치겠다 싶어 얼른 일어나

배낭을 챙겨 산행을 시작했다.

 

노고단 대피소

 

기상현황판

(어쩐지 좀 많이 춥더라 생각했는데  온도가 영하15인데다 풍속이 7.5 정도이니 좀 쌀쌀할만도 했다.)

 

대피소에서 바라본 방송국 송신탑

 

고개로 오르는 돌길

 

고개길에서 바라본 노고단정상

 

노고단에서 바라본 반야봉

 

고개길에서 바라본 종석대

 

 

등산로 (아침이라 그런지 가지사이로 눈꽃이 조금이 피어있다.)

 

산행중 뒤 돌아본 노고단 정상풍경

 

돼지령에서 바라본 문바우등과 왕시리봉

 

임걸령 샘터

 

노루목에서 바라본 노고단

 

노루목갈림길(반야봉과 주능선 갈림길)

 

삼도봉에서 바라본 반야봉

 

삼도봉 풍경(삼도봉에 있는 삼도를 나타내는 청도 삼각모양은 어디로 떼어냈는지 쩝)

빠른시간내에 다시 청동삼각 모양이 붙어 있었으면 좋겠다.

 

화개재에서 삼도봉밑에까지 이어져 있는 계단

(이 계단은 나 같은 초보산꾼에게는 공포의 계단으로 통하는 무시무시한  계단

564계단인가 하여튼 힘을 짜악 빼는 계단이다.)

 

연하천 산장 풍경

 

화개재에서 토끼봉까지 한번도 쉬지않고 헐떡이며 올라가니 심장이 요동을 친다.   정상에서 잠시 쉬면서

행동이라도 좀 할려고 하니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날씨는 이렇게 좋은데 왜 바람은 이렇게 세차게불어

쉬지도 못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속으로 투덜 거리면서 토끼봉 밑으로 내려가 어쩡쩡한 자세로

간식거리를 먹으면서 속을 달랬다.   잠시 쉬는 자리까지 바람이 밀려온다.   바람을 원망하면서 다시 일어나

배낭을 챙겨 연하천으로 향했다.

 

연하천은 새로 지은 건물 밑으로 취사장이 있는데 바람을 피해 사람들이 취사장 안쪽으로 들어와 있어

북적된다.   잠시 배낭을 벗어놓고 밖에서 기다리다 한사람이 배낭을 들고 나오길래 얼른 들어가 자리를

맡아 점심을 준비해  오늘 힘든산행에 지친 몸속을 달래기 위해 삼겸살을 구워 먹었다.  허기가 져서 그런지

금방 넘어간다.  밥한공기와 물만두 반팩으로 속을 달랜뒤 잠시 몸을 풀고 다시 벽소령으로 출발한다.

 

형제봉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저 멀리 좌측편에 튀어나온 봉우리가 천왕봉)

 

벽소령 대피소

 

연하천에서 벽소령으로 올때 경사가 심한 비탈길이 몇군데 있는데 길이 얼어 있어

초행산행자는 안다치도록 주의해서 내려 와야겠다.   조심조심 해서 신경써서 내려온다고

해도 넘어지는 일 다반 벌어지기 마련이다.  좋은 산행와서 다치면 자기만 손해이기 때문에

특히 겨울산행은 조심해야겠다.

 

선비샘전경

 

 

 

영신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일몰

 

 

세석산장 가기전 영신봉 밑에서 일몰을 바라본다.   바람은 세차게 불어도 일몰은 꼭 보고 싶었기에

가는길 멈추고 높은 바위위에 걸터앉아 해넘이를 한 없이 바라본다.   순간 매서운 바람도,추위도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런 생각없이 바라보았다.   이렇게 일몰을 볼수있는 기회는 자주 없으니까 

오늘 외롭게 혼자 산행을 했지만 이것으로 위안을 삼고 해넘이가 지는것을 보고 세석으로 향했다.  

앗 그런데 너무 오래동안 넋없이 봤다.  온몸이 떨린다.  바로 세석산장으로 총알처럼 뛰었다. 

오늘 정말 시게분다. 헐~춥다

 

영신봉에서 바라본 촛대봉

 

세석대피소

 

추워서 계속 진행을 하지못하고 세석에서 1박을 하고 새벽에 천왕봉으로 출발하기로 마음먹고

세석대피소 안으로 들어섰다.   다행이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취사장에 가서

허기진 배를 달래며 추위에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시작했다.  가지고 음식을 펼쳐놓고

먹으면서 콧물을 연신 닦는다.   아까 해넘이를 본다고 넘 오래 있었는지 계속 콧물이 흐른다. 

헐~ 한두살 애도 아니고 이게 뭔 챙피~!!

 

식사를 마치고 대피소 안으로 들어섰다.  아무래도 방 안으로 들어가는것 보다 대피소 거실에서

혼자 자는것이 다른사람 방해를 주지않고 새벽에 일어나기 편안하기에 거실에서 자리를 펴고

잠을 잤다.   그런데 왠 애기 울음소리~! 아~앙~!아~앙 아~! 고개를 들어보니 어떤 부부가

2~3살 되어 보이는 애를 이 산중에 데려온것이다.   이런 무심한 부모같으니  그냥 당일치기로

애기한테 산공기 맡아주고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재우지 이 험한 산속에 데리고 와 애도 불편,

주위사람도 불편하게 고생을 시키는지 모르겠다.   잠 잘만하면 애 울음소리 때문에 괴로웠다. 

그리고 같이 애 키우는 입장에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윽~ 괴롭다.  

 

엄마,아빠님들 아이는 다음부터 당일치기로 산 구경 시켜주세요~! 잘못데리고 오면 애 감기걸립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이런말이 입밖으로 나올려고 했지만 속으로만 중얼거리고 침낭을 머리위로 올리고

억지로 잠을 잤다.

 

 

2008년02월17일 일요일 03시00분

 

장터목으로 가는길에 눈이 날리는 모습

 

시계아람이 울린다.   어제 애기때문에 잠을 설쳐더니 개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났다.  

간단하게 배낭을 챙겨 취사장으로 가서 갖고온 행동식으로 간식을 하고 장터목으로 출발

헉~ 그런데 밖에 나오니 밤하늘엔 별빛이 하나도 안보이고 눈빨이 날린다.  이런 오늘 일출은

못볼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내가 덕을 좀 많이 못쌓았나~! 그래서 어제 해넘이로 만족해라고

하는것인가~! 암튼 날씨를 조금 원망하며 세석대피소를 뒤로하고 장터목으로 향했다.

 

아무도 걷지않은 새벽 첫 발자국~! 음 나름데로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처음으로 남긴

발자국을 따라 뒤사람들이 따라 온다는 생각을 하니  발에 힘을 주어 발자욱을 선명하게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내 포기 갈 길이 바쁜데 이런시간이 어디있나~!

 

장터목대피소

 

장터목에서 증명사진

 

렌턴불빛에 의지해 따라가니 연하봉에 오른다.  이제 조금만 가면은 장터목 대피소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대피소에 들려 아침먹을 시간은 있을것같아 대피소 취사장으로

들려 아침 준비를 했다.  아직 이른 새벽이라 취사장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이 있지는

않았다.   아침을 간단하게 준비해 먹고 다시 배낭을 챙겨 천왕봉으로 향했다.   밤하늘에

별도 보이지않아 오늘 천왕봉 일출은 기대를 하지 않고 천왕봉으로 향했다.

 

제석봉을 지나 통천문에 가까이 다가가니 구름이 사라지면서 등로 우측에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조금식 눈에 들어오는 상고대 점점 발걸음이 가벼워져 갔다.

정상이 다가 올수록 설경은 눈에 점점굵어져 보이고 여명은 점점 밝아져 왔다.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

 

 

 

통천문에서 바라본 설경

 

해돋이를 기다리는 사람들

 

조금식 밝아오는 하늘

 

구름사이로 고개를 내민 일출

 

 

 

천왕봉 주위에 새하얗게 핀 눈꽃

 

천왕봉에서 노고단쪽으로 바라본 파노라마

 

천왕봉에서 바라본 중봉

 

중봉(해발1874m)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치밭목대피소

 

천왕봉에서 멋진 해돋이를 봐서 그런지 �결 발걸음이 가벼워 졌다.   천왕봉,중봉 일대에서

피어오른 눈꽃은 또 하나의 보너스가 아닐수없다.   올 겨울 산행은 마지막인듯한데

이렇게 많은 것을 얻고 하산을 할려고하니 조금은 지리산 산신할매님께 미안한 생각이든다.

이 많은것을 갖고 내려가는데 난 준것이 없으니 말이다.   누군가 이런말을 했던가

"산은 나무와 꽃만 자라는 곳이 아니라 사람도 자라는 곳이다."  아직 성숙하지못한 속새에

물든 이맘을 언제 깨끗하게 씻을수 있을지....

 

유평리에서 매표소까지 지겨운 콘크리트 포장도로 

 

대원사계곡(지겨운 포장도로를 걷다가 잠시 계곡으로 내려와 쉬었다 가본다.)

 

 

대원사 입구

 

대원사에 도착하니 담장근처는 절 외관공사로 길이 어지럽게 늘려있다. 

대원사는 처음으로 와본 곳이라 생각했던것보다 아담하고 소박해 보였다.

 

대원사 대웅전 입구 

 

 

 

매표소 입구

 

지겨운 포장도로 를 끝으로 하고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중봉에서 부터 계속 내리막길을

내려와서 그런지 다리에 통증이 조금식 밀려오는것 같았다.   그 동안 미루고 있던 화엄사-대원사

종주를 하고 나니 한가지 숙제를 마친기분이라 몸은 고달프지만 마음은 한결가벼웠다.

생각지도 못한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보게 되어서 그런지 더 새롭게 느껴진다.  이제 산을 떠나

또 다시 일상의 품으로 들어 어제 오늘일은 내 맘속 한구석에 좋은 추억으로 담아두어야겠다.

 

 

에필로그

 

두서없이 쓰내려간 산행기 끝까지 읽어준다고 고생많이 했습니다.  조금 모자란 점이 있으면

보안점을 올려주시고 참고될 점이 있으면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럼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수고 하셨습니다.